예 림

1620년 11월 19일, 영국으로부터 청교도를 태운 메이플라워호는 65일의 항해 끝에 메사추세츠의 프리모스에 도착합니다. 180톤 짜리 메이플라워호는 102명이 겨우 탈 수 있을 만큼의 작은 배였어요. 그들은 환영하는 사람도 없고, 집도 없는 신대륙 미국 땅에 알 수 없는 위험과 더불어 착륙하게 되었지요. 아름다운 퀼트 문화도 함께 말이죠.

때는 심한 추위에 몸을 있는 대로 웅크려야 했던 한겨울이었어요. 아는 얼굴 하나 없는 타지에서의 첫 겨울, 이주민들의 반은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병으로 죽어갔습니다. 화려하고 고급스런 유럽 문화와는 전혀 다른 원시 대륙에서의 추위와 굶주림은 유럽에서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고통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이주민들은 새로운 사회를 만들려는 커다란 꿈을 버리지 않았어요. 그들 가슴엔 자유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죠. 이 끝없는 가능성과 꿈은 오늘날의 미국을 만들고, 미래를 이끌고 나가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신세계에 정착한 이들은 집을 짓고, 가구를 만들고, 계절을 익혀, 시기별로 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적응력을 발휘했어요. 남자도, 여자도, 아이들도 살기 위해 일해야만 했지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당장의 생활을 위해 자연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는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은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어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먹을 것을 해결하는 것이었죠. 낯선 곳에서, 낯선 계절을 극복해 가며 먹을 것을 자급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을 거예요. 게다가 찬바람을 막고, 뜨거운 햇빛을 가리고, 해충으로부터 몸을 보호해 주는 옷가지도 장만해야 했을 테니 말이죠.

원시 생활을 다시 만난 것 같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자, 이제부터 퀼트가 등장을 합니다! 이들 이주민들은 추위를 막기 위해 조그만 천을 모아 퀼트를 만들어 창문 틈새로 부는 바람을 막기도 하고, 마른풀과 동물의 털, 날개, 옥수수 털 등을 넣어 퀼트 이불과 매트를 만들어 침대에 사용하기도 했답니다.

이처럼 아메리칸 퀼트는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중요한 필수품으로 생겨난 강인한 의지의 산물(産物)이라 할 수 있어요. 퀼트를 만들기 위한 모든 자투리 천은 '스크랩 백'이라고 불리 우는 자루 속에 모아졌지요. 지금도 대개의 미국 할머니들은 스크랩 백을 한 개쯤 가지고 있답니다. 방문 손잡이에 걸어두던 생활 습관은 변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