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림

퀼트는 크게 두 가지로 그 종류룰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1700년대부터 계속된 미국의 역사를 그대로 반영한 것, 즉, 특정 시대를 나타내는 패턴, 천, 생활양식, 기술의 변화 등을 모두 반영해서 만들어진 작품이죠.

다른 하나는 역사적 배경과 전혀 관계없이 단지 미적 관점에서의 미를 추구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천에 그림을 그리거나 다양한 컬러를 사용해 콜라쥬 풍으로 만든 것이에요.

물론 후자는 전자의 산물이죠. 18세기 초반, 개척 이민 여성들이 가족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아메리칸 퀼 트는 이름 없는 여인네들의 손에서 손으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며 미국적 개성이 더해져 나 름의 색채를 확실히 갖게 되었다 할 수 있을 거예요.

미국 초기의 퀼터들은 아마도 훌륭한 미술 품 따위는 본 적도 만든 적도 없었을 것이고 더욱이 고도의 디자인 같은 것은 배울 생각조차 못 한 사람들이었을 거예요. 그저 주위에 있던 천 조각들을 하나 둘씩 모아두었다가 알뜰살뜰하게 가족들을 위한 필수품으로 만들었던 거죠.

그렇게 바느질을 하노라면 마음의 즐거움과 평안도 느 낄 수 있었을 거예요. 사실 그 당시 여성들에게 퀼트는 자신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였잖아요. 그리고 그 자연스럽고 소박한 창조성이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훌륭한 포크 아트로 인정 받게 된 것이죠.

천의 감촉, 색의 조화, 한 땀 한 땀 엮어 가는 정교한 기술과 자연스런 디자인 등 현대의 포크 아트는 다양한 관점에서 퀼트를 재평가하고 있어요. 역사가와 수집가는 퀼트에 사용된 천의 종류 와 디자인, 그 작품이 만들어진 당시 역사적 사건과 작품의 관련성 둥에 흥미를 갖겠지만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든 작자의 강한 정신력과 생활 모습을 담고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우 리들, 보는 이로 하여금 생생한 기쁨을 느끼게 해 줄 거예요.